기독교에서의 핵심가치 중에 복음 GOODNEWS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복음! 기쁜 소식 또는 복된 소식이라고 하는데 바로 '예수 그리스도' 그분 자체를 가리키기도 하고, 그분의 십자가 사역으로 인하여 주어지는 구원, 인류가 죄로부터 해방되어 자유함을 누릴 수 있는 길과 천국의 약속을 준 "그 사건"을 말하기도 합니다. 이 복음은 영적인 축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사 다양한 분야에도 이러한 구세주 같은 역할을 해온 혁신적인 기술이나 시스템들이 존재합니다. 산업혁명을 이끌어온 증기기관의 발명이나, 백신의 발명, 컴퓨터와 운영시스템인 윈도우, 애플의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스마트폰 등이 그러할 것입니다.
물류의 세계에도 이와 같은 복음Goodnews이 있었으니 바로 파렛트 풀 시스템 Pallet Pool System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별히 척박한 물류환경의 대한민국에서는 더욱더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었을 것입니다.
1. 이론과 개념보다 먼저 시작된 공유경제 모델 Sharing Economy Model
지금은 우리들에게 익숙한 차량 공유서비스인 우버 Uber, 숙박 공유 서비스인 Airbnb로 대표되는 소위 '공유경제'의 개념이 나타나기 시작한 때가 불과 20여 년 전인 2000년대 들어서입니다. 공유경제는 재화나 공간, 경험, 재능 등을 시간과 장소에 의해 발생되는 불균형을 잉여의 가치를 나눔으로써 공동의 편익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by 내 인생은 보석별)
유명한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공유경제를 "생태학적으로 가장 효율적이며 지속 가능한 경제로 가는 지름길이다"라고 극찬했습니다.
이러한 공유경제는 그 이론적인 개념이 정립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보다 훨씬 먼저 우리사회에 적용되어왔습니다. 가장 오래된 공유경제는 무엇일까요. 바로 이론적인 화폐제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화폐(돈)라는 것의 속성과 인간의 탐욕으로 인하여 공유경제의 참의미를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이론적으로는 중앙은행과 화폐제도는 멋진 공유경제의 하나일 것입니다. 바야흐로 디지털 인터넷 The Digital Internet 시대와 피지컬 인터넷The Physical Internet 시대의 접점에서 파렛트 풀 시스템은 물류의 화폐제도로 불릴만하고 세계경제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공유 플랫폼이며, 클라우드 서비스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파렛트 풀의 역사
파렛트 풀 시스템은 화물의 받침대인 파렛트를 표준규격으로 통일하여 기업들 간에 공동으로 이용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1950년대 유럽경제공동체EEC가 결성되면서 유럽 내의 국가 간에 원활한 무역을 위하여 파렛트 규격을 1,200mm X 800mm로 표준화하였고 각국의 철도청이 주관하여 교환 방식의 파렛트 풀 제도를 도입하였습니다. 현재 EPAL로 대표되고 있는 유럽의 파렛트 풀? 은 생산에 대한 라이선스와 교환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호주에서는 2차 세계대전 중 미군이 사용하던 파렛트를 활용하여 정부 주도로 CHEP Commonwealth Handling Equipment Pool을 설립하여 1,165mm X 1,165mm 규격의 표준 파렛트에 의한 렌탈 방식의 파렛트 풀 제도를 국영기업으로 운영하여 오다가 1958년에 민영화하였습니다. 자국에서 성공을 거둔 CHEP은 1973년 영국으로 진출하여 파렛트 풀 사업을 착수하였습니다.
일본에서도 국가(통상산업성) 주관으로 일본상공회의소에 '파렛트 풀 추진회의'를 설치하고 1966년에서 1970년까지 5년간의 연구를 통해 유통근대화와 물류합리화를 위한 파렛트 풀 제도를 중점과제로 채택하였습니다. 그리하여 1971년 12월 일본 파렛트 업계의 공동출자로 JPR(Japan Pallet Rental)이 동경을 중심으로 설립되었고, 1972년 6월 일본상공회의소가 산파 역할을 한NPP(Nippon Pallet Pool)가 오사카 지역을 중심으로 설립되었습니다. 이 두 회사는 일본 정부의 통합 요청이 있었으나 끝내 실현되지는 않았습니다.
3. 한국의 파렛트 풀 시스템의 탄생
한국에서의 파렛트 풀 시스템의 탄생은 물류에 미친 한 사람으로 인하여 탄생하게 되었다. 그 주역은 바로 현재 대한민국의 대표 종합물류회사인 로지스올 LogisALL그룹 서병륜 회장입니다. 서병륜 회장은 1980년 정치적으로 격변의 시대에 당시 대우중공업에서 지게차 마케팅을 담당하면서 지게차의 판매촉진과 시장 확대를 위해 고민하던 중 선진국의 파렛트 풀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방안을 수립하게 됩니다. 초창기에는 파렛트 풀 시스템의 공공성과 공익성의 중요성 때문에 정부차원의 파렛트 풀 시스템 필요성을 강조하며, 관련 부처와 기관, 기업들의 컨소시엄을 결성하여 추진하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낙후되고 척박한 물류환경에서 물류공동화나 파렛트 표준화에 관한 필요성을 일깨우고 알리는 데는 그야말로 계란으로 바위 치기였으며, 대우중공업을 퇴사하고 매진한 수년 동안의 고생은 수포로 돌아가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듯이 서병륜 회장의 이러한 노력을 알아주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일본의 파렛트 풀 회사인 JPR의 사카이 겐지 회장(당시 전무)이었습니다. "한국에서의 독자 파렛트 풀 사업이 어려우니, 교역량이 많은 일본과 한일국제 파렛트 풀사업을 먼저 운영하고 다음에 한국에서의 파렛트 풀 사업을 해보라'는 제안이 왔습니다. 그리하여 타당성 검토와 설립계획을 세우고 JPR과 한국물류업계가 공동으로 한국파렛트풀주식회사 설립위원회를 결성하기로 하였습니다. 그야말로 서병륜회장의 고군분투 끝에 1985년 10월 2일 한국파렛트풀(주)가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당시 30대 중반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물류에 미쳐서 물류에 자신의 인생을 건 한 사람의 열정이 이루어낸 전설 같은 실제 이야기입니다. (물류의 길 - 서병륜 저 일부 발췌)
4. 파렛트 풀(파렛트 공동사용)의 효과
1) 출하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도착지에서 빈 파렛트들을 장거리 회송하는 일이 불필요하게 됩니다.
2) 물동량 변동에 따른 성수기와 비수기의 수급 파동에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습니다.
3)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단 1매의 파렛트라도 회수할 수 있습니다.
-회수비용의 감축
- 가동 효율의 향상
- 분실과 유출의 방지
와 같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파렛트 풀 시스템의 부가가치 창출과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국가 주도의 1 국가 1 파렛트 풀 운영사로 운영되는 것이 기본원칙입니다. 유럽과 같이 경제공동체 내에서 교환 방식으로의 운영이나, 호주처럼 국영으로 운영되다가 후에 민영화하여 글로벌하게 성장을 주도해 나간다면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70년대 일본에서 2개의 파렛트 풀 회사가 만들어지면서 일본 내에서의 파렛트 풀 시스템의 성장과 물류합리화는 속도를 더디게 만들었습니다.
다행히 한국에서는 1개의 파렛트 풀 회사가 설립되고 20년 이상 운영되어왔고, 그로 인하여 물류표준화의 속도가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고 파렛트의 보급과 풀 시스템 적용 또한 확대되어 왔습니다. 그 후 또 다른 파렛트 풀 회사가 설립되었으나 국가차원의 물류공동화를 통한 물류합리화라는 부분에서는 상당히 부정적인 요소입니다. 물론 경쟁을 통한 가격, 품질, 서비스 등의 개선 등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불필요한 경쟁과 동일 노선으로의 차량 배차, 회수 등으로 물류낭비와 이로 인한 환경오염 등이 발생합니다. 기업이 사업을 하는 목적이 이윤의 추구이기는 하지만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의 이해를 충분히 한다면, 국가와 사회를 향한 이해가 먼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5. 합력하여 "선"을 이루다.
한국의 파렛트 풀 시스템은 다른 국가의 그것과는 다르게 상당히 독창적이기도 하고, 다른 국가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형태일 수도 있습니다. 최초 실사용자에게 비용이 청구되며 실사용자가 파렛트를 이용하여 납품하는 거래처(회수처)에는 계약과 같은 어떠한 장치도 없습니다. 파렛트 1매를 회수하기 위하여 회사(직원)는 수없는 노력과 인내를 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것이 가능하게 하는 것은 한국만의 정서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파렛트 풀 시스템을 사용하는 주체들은 모두 같이 공동자산에 대한 공동의 관리자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파렛트 풀 회사, 사용자와 고객사 모두 내 것 같이 관리하면 총비용이 줄어들고 그것으로 인한 효용과 이윤의 분배가 선순환될 것입니다.
기독교의 복음으로 이야기를 시작했으니, 이야기를 마치는 것도 기독교의 성경을 인용하여 마칩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로마서 8:28>
우리가 알거니와 인류와 지구를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파렛트 풀 시스템을 이용하는 모든 자들은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파렛트 풀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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